제주살이/일기장

물영아리오름 탐방

수지인 2023. 2. 27. 10:01

 

 


물영아리오름

영아리는 신령스런 산이란 뜻이다. 앞에 ‘물’이란 접두어가 붙은 것은 분화구에 물이 고인 습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물영아리오름은 수망리 중잣성 생태 탐방로와 연계되어 있다. 잣성은 제주도의 전통적인 목축 문화 유물로 목초지에 쌓아 올린 경계용 돌담을 뜻한다. 산지 축산을 하고 있는 오름 주변은 목가적인 풍경을 이룬다. 오름 탐방은 소 떼가 유유히 노니는 목장 둘레를 따라 반 바퀴를 돌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름의 정상에 있는 분화구는 퇴적된 습지 퇴적층으로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로 멸종 위기종들이 서식하고 있기도 해서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2006년 세계적인 습지 보호 단체에서 지정한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보호 구역이기도 하다.  




물영아리 오름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처음 수망리에 민가가 살기 시작한 때, 들에 놓아 먹이면서 기르던 소를 잃어버린 한 젊은이가 소를 찾아 들을 헤매다 이 오름 정상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젊은이는 그 산 정상에서 배고프고 목이 말라 기진하여 쓰러져 있었다. 그때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났다. 「소를 잃어 버렸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내가 그 소 값으로 이 산 꼭대기에 큰 못을 만들어 놓을 테니, 아무리 가물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되리라. 너는 가서 부지런히 소를 치면 살림이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번쩍 눈을 떠보니 하늘이 갑자기 어둑어둑해지더니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삽시간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젊은이는 놀라 허둥대는데 이상하게 자기 옷은 하나도 젖지 않고 있는 걸 깨닫고, 꿈에 본 노인의 말이 생각났다. 그때였다. 우르렁 쾅쾅 땅!」하늘이 두 조각으로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불이 번쩍 눈을 스쳐갔다. 젊은이는 그냥 쓰러져 혼절했다. 다음 날 아침에야 젊은이는 정신을 차렸다. 언제 번개치고 비가 내렸었냐는 듯이 날이 개어 있었다. 그가 쓰러졌던 산꼭대기가 너르게 패어져 있는데, 거기에 물이 가득 차서 출렁거리고 있었다. 아무리 가물어도 그 오름 꼭대기에는 마르지 않는 물이 고여 있어, 소들이 목장에 물이 말라 없으면 그 오름 위로 올라간다고 한다.


물영아리오름 산정습지만 다녀오려면 습지담방로(붉은색/1.5Km)를 이용하면 되나 경사가 가파른 계단이어서          힘든 코스다. 편하고 여유로운 탐방을 원한다면 둘레길(삼나무길, 물보라기, 소몰이길/4.9Km)을 권하고 싶다.

 

 

탐방안내소를 조금 지나면 넓은 목장초지와 물영아리 오름이 손짓한다.

 

 

 

 

삼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삼나무숲길

 

 

 

 

잣성 - 제주도의 전통적인 목축 문화 유물로 목초지에 쌓아 올린 경계용 돌담

 

 

삼나무숲길과 잣성길이 나란히 이어진다.

 

 

 

삼나무숲길이 끄나고 산정으로 오르는 잡목과 덩쿨이 뒤엉긴 길이 나타난다.

 

전망대
전망대에 서면 정석비행장과 오름, 풍력발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나무계단이나 경사가 완만한 산정 습지 오르는 길

 

오름에 따라 상록수지역과 낙옆수지역이 확연히 구분되어 여름과 겨울이 공존하는 듯

 

 

 

능선길을 따라 오르면 산정습지, 계단길, 능선길로 갈리는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산정 습지. 물이 고인 여름에 다시 찾아야 할 듯.

 

산정습지 파노라마

 

새우란 군락지

 

둘레길(물보라길)

 

 

도래오름 꿰(굴)

 

복수초가 지천에 피어있다.

 

 


제주살이 396일째

 

오늘도 제주살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남조로 988-11 소재

물영아리 오름을 지웠다.

 

둘레길(삼나무숲길-물보라길-산정 습지-소몰이길) 약 6Km

하루 운동량으로 적당하고 힐링하기 좋은 코스다.

 

정상 습지에 물이 고이고

습지 동·식물이 채워지는 여름에 한번 더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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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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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 : 중문보건지소(282번)~서귀포중앙로터리(231번)~남원읍 충혼묘지, 물영아리 정류장 하차

             ~물영아리오름 둘레길(약 3시간 소요)~역순으로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