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travel/Spain

스페인-포르투칼-모로코 여행 #14-Alhambra 야경 찾아 헤맸던 밤의 추억

수지인 2014. 2. 7. 20:30

 

   Alhambra 야경 찾아 헤맸던 밤의 추억

 

 

 

그라나다로 이동하는 중 인솔자로부터 알함브라 궁전 야경이 환상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석식 후 야간투어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지만 참여 희망자가 적어 무산되었다.

그럼 혼자라도 가겠다고 했더니 알바이신지역은 집시들이 사는 위험지역이어서 불가능하단다.

 

불가능하다고?

여긴 선진국 스페인인데?

위험은 어데든 존재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하다는 한국도 별별 사고가 많다.

다만 확률적으로 조금 더 높을 뿐이다.

'용기있는 자만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 이라는 말을 신봉하며 해외여행에 나서는 필자는 짜투리 시간을 최대한 이용 개인 투어에 나서는 편이다.

 

저녘 식사 중 희망자 4명을 모았다. 택시로 이동하면 딱 좋은 인원이다.

가이드에게 야경을 볼 수 있는 지점을 적어달라고 했더니 위험지역이어서 안된다고 난색을 표한다.

필자의 강한 요구에 스페인어로 알 수 없는 글자를 적어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택시를 타기위해 호텔 정문 대로변에서 근 30분을 기다렸지만 한 대도 지나가지 않는다.

가지말라는 신의 뜻인가?....ㅎㅎ

 

호텔 프론트로 돌아가 콜을 부탁했다.

가이드가 적어준 쪽지를 보이며, 야경 포인트에서 1시간 기다렸다가 다시 호텔까지 데려다 주도록 주문해 달라고 했다.

택시회사에 전화를 걸어 콜이 완료되고 우측 메모지처럼 가는 요금 6~7유로, 대기료 20유로, 돌아오는 요금 6~7유로 합 32~34유로 정도이며, 택시 넘버는 100번이란다.

근처에 있었는지 택시는 금방 도착했다.

잠시 시내를 통과하더니 인적도 없고 차량 통행도 없는 산길로 접어든다. 만약 혼자라면 두려울 수도 있는 길이다.

가는 길은 다음날 알함브라 궁전을 찾을 때 갔던 그 길인 청색으로 표시한 경로였던 것 같다.

도착한 곳은 알함브라 궁전 정문. 운전기사와 말은 통하지 않으나 표정으로 보아 목적지에 왔다는 뜻인듯 싶다.

당연히 호텔 프론트 직원이 택시회사에 우리의 의사를 전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대로 전달이 안된 모양이다.

짧은 영어로 소통을 시도했지만 영어를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손짓으로 표현했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한참 달려 차를 세운다.

주변을  살펴보니 여기도 아니다....ㅠㅠ

또 다시 카메라를 치켜들고 바디랭귀지를 했더니 더 좁은 골목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제 제대로 찾아가는 듯 느껴진다.

이렇게 알바이신지구 전망대에 도착한 시간은 밤 9시가 조금 지나서였다.

우여곡절 끝에 찾았건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실망이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이 지점은 산크리스토발 전망대이고, 여기보다 조망이 더 좋은 전망대가 따로 있는듯 하다.

 

사진의 밝게 보이는 부분이 알함브라 궁전의 일부인 알카사바궁이고, 앞의 담장처럼 보이는 것은 성벽인듯 하다.

 

 

무슨 기념비인가 세워진 바로 이 지점이 전망대인데 20분 남짓 머무는 동안 일본인과 서양인 단체 관광객이 다녀갔을 뿐이다.

 

전망대 바로 옆 플라맹고 공연장이다.

스케쥴대로라면 오늘밤 플라맹고 공연을 관람하기로 되어있엇던 공연장같다.

플라맹고 공연이 한참인지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엇다.

 

전망대 반대방향 야경이다.

 

역시 스페인은 선진국이고 우리를 도와준 택시운전기사는 정직한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20분가량 전망대에서 머문 후 호텔로 돌아와 가는 요금, 오는 요금, 대기료를 꼼꼼히 계산한 별도의 쪽지와 위 서명한 영수증을 내민다.

23.9유로다. 25유로를 쥐어주며 당신 최고라고 손가락을 치켜들었더니 환하게 웃으며 고맙다는 표정을 짓는다.

 

택시에서 내려 내친김에 맥주나 한 잔 하려고 근처 음식점인지 호프집인지 까페인지 분간할 수 없는 안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깔끔한 통유리 집으로 들어갔다.

이 나라 특산품인 하몽이 잔득 걸려있고 매장 내부도 넓직하다.

메뉴판을 보며 하몽 한 접시와 맥주 석잔(필자는 술을전혀 못해서 3잔임)을 시켰더니 점원 아가씨가 세트요리(빵, 소시지, 하몽, 맥주 2잔)에 맥주만 한컵 추가하면 저렴하다고 알려준다.

역시 선진 국민답게 매상보다 손님 입장에서 메뉴 선택을 도와준 것이다.

짧은 시간동안 겪은 스페인의  단면을 보며 우리도 관광 선진국이 되려면 빨리 변해야 함을 생각했다.

4명이 간단히 한 잔 하는데 12유로, 우리 돈으로 1만7천원 정도니 점렴한 편이다.

 

동행한 사람들 표정이 밝다.

두려움으로 시작했지만 다른 일행들이 느껴보지 못한 여행의 기쁨과 추억을 하나 더 챙겼다는 표정이다.

오늘밤 따라오길 잘했다고 말해줘 더욱 고마웠다.

 

 

깔끔한 매장 내부 모습

 

정갈하게 담겨져 나온 세트요리

본 고장의 하몽은 우리 입맛에 조금 짜긴 하지만 뒷맛이 고소하다.

 

하몽[Jamon]

하몽은 스페인의 전통적인 저장식품으로 돼지의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공중에 매달아 약 6개월 정도 바람에 건조한 햄으로 일반적으로 하몽 세라노(Jamon Serrano)와 하몽 이베리코(Jamon Iberico) 두 종류의 하몽이 있다. 하몽 세라노는 마운튼 하몽을 의미하고 하몽 이베리코는 이베리아 흑돼지의 뒷다리로 만든 것을 의미한다. 숙성 상태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