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에서 물러난지 벌써 2년하고도 반이 지났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더니 한살한살 먹어갈수록 가속이 붙는듯 하여 때론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현직에서 애지중지 가꾸어 왔던 서울시청 사진동호회.
현직에서 떠나고 나면 옛 후배들을 만나기란 쉽지않다.
그러나 취미를 매개로 한 만남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직급과 나이를 어느 정도 파괴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공교롭게도 이번 출사는 현집행부 임원들이 모두 바쁜 일들이 있어 출사를 주도하는 중책을 맡았다.
옛 경험을 되살려 가급적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동선으로 마련했고, 식당 예약까지 꼼꼼하게 챙겨 넣었다.
6월 30일 22시 30분에 충무로 한옥마을 주차장을 출발 부산 태종대 주차장에 새벽 3시 30분에 도착했다.
아직 어둠이 걷히려면 약간의 시간이 남아 차 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이번 출사의 주 포인트인 태종사 수국을 촬영하기 위해 새벽길을 30분가량 올랐다.
하느님, 부처님 등등 신이시여 고맙습니다.
간절히 바랐던 새벽안개로 덮인 태종사는 우리가 원하던 세트장 그 자체였다.
'아름다운 풍경 원없이 보고 사진으로 담았으니 오늘 촬영은 그만해도 좋겠다'는 포만감을 안고 하나둘 버스에 오르는 회원들의 얼굴에서 오늘 출사 성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부터 남은 일정은 덤이다!!!
태종대의 새벽 안개와 꿈속같은 풍경에 빠져 아직 평정심을 찾기 전이어서인지 걱정했던 부산에서의 아침식사도 꿀맛이었다.
예쁘게 새로 단장한 기장 죽성 드림성당 찎고, 울산 대왕암에 들러 한참 꽃망울을 머금은 나리에게 힘껏 피어나라고 격려해주고 경주까지 시원한 해안선을 달렸다.
경주 최고의맛집 '진수성찬'에서의 점심은 왕비마마(회원의 닉네임)께서 하사하신 담금주(복분자, 갈근주, 산삼주)를 더하니 이번 출사의 분위기를 최고로 올리는 화룡점정이다.
상경하는 버스 안에서 우리 동호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견들은 앞으로 우리 동호회가 잘 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얻기에 충분했다.
평정심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처음 느낀 감동을 카메라에 담아내기란 불가능하다.,
사진을 찍을만큼 찍었다고 자부하는데 아직도 평정심을 찾는데 시간이 걸림은 감성탓이라 핑게를 대본다.
현장의 감동을 그대로 담아낼 카메라가 없다는 아쉬움과 실력이 아직 많이 모자람을 솔직히 시인한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않아 30초 장노출로 찍을 수 밖에 없었다.
꽃도 흔들리고 마음도 흔들린다.
이번 출사에 함께한 회원들과 기장 죽성 드림성당을 배경으로 인증사진 한 컷 남긴다.
2017. 07. 01.
부산 태종사 수국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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