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폰카산책

지평5일장을 찾아서...

수지인 2021. 4. 21. 20:46

 

某兄!

오늘은 경의중앙선 지평역 5일장에 가는 중이네.

모형과는 고등학교 입학식장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로 첫 친구가 되었고 특별한 인연을 이어왔소.

우리는 시골에서 지역 최대 도시로 유학 온 터여서 외로움을 덜어낼 친구가 더욱 절실했고 작은 키에 왜소한 체구라는 공통점과 내성적인 성격이 더욱 단단한 인연의 끈이 되었던 것 같소.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늦가을.

겨우 응시자격이 주어진 나이에 철도공무원 공채에 합격하여 그해 겨울에 서울 용산에 위치한 철도공무원교육원에서 공무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교육을 받고 이듬해 115일 임용장을 받았지요.

우리는 우리나라 전철의 효시랄 수 있는 중앙선 전철화 1기생이라는 특별한 임무를 위해 채용되었고 당연히 중앙선 전철화 사업에 투입되었지요.

중앙선 전철이 1973815일 개통되었으니 공사 마무리단계에서 분야별 지역별로 분산되어 점검과 시험요원으로 배치되었지요.

모형은 전차선팀 나는 변전설비팀으로 배치되었고 청량리에서 제천까지 약 6개월 동안 거의 도보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지.

 

某兄!

48년 전 우리가 걸었던 추억의 철길과 역사는 흔적도 없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로 변했소.

48년 전의 흔적은 역명뿐 남은 흔적을 찾는다는 건 무리였다네.

수도권전철이 지평까지 연장되는 바람에 철길 주변은 전원주택지로 변하고 덕소 양수 양평 용문 등 주요거점지역은 하늘을 찌를 듯한 아파트촌으로 변해가고 있네.

 

48년 전 추억을 소환하다보니 사설이 너무 길었네.

오늘 목적지는 지평5일장이나 전철역 한 구간을 걸어야하는 미션은 수행하여야하기에 용문에서 내려 지평까지 지평향교길을 걸었다네.

기존 도로와 전원주택단지 진입로를 엮어 이름만 붙였을 뿐 추천할만한 길은 아니었다네.

지평역 전 정거장인 용문역까지는 한 시간에 2회 정도 운행하여 그다지 불편함이 없지만 지평은 하루에 6편밖에 운행하지 않아 많이 불편하더군.

그래서인지 용문과 고개하나만 넘으면 닿는 지평간의 개발격차가 확연히 느껴지더군.

지평장도 이름만 남은 상태였다네.

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상품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양평과 용문장으로 구매력이 이전하여 찾는 이가 점점 줄어 지금은 찾는 이가 없으니 팔려는 이도 없다고 한숨을 쉬더군.

오늘 전철여행경로는 사진으로 소개하겠네.

 

某兄!

몸은 멀리 있지만 마음은 항상 함께한다는 거 자네도 알지?

의료시설도 열악한 타국삶이 많이 힘들 것으로 생각되네.

건강하게 만날 날을 기약하며 항상 건강관리 잘하고 행복하시게.

 

2021. 04. 21.

빠른 만남을 고대하는 절친

 

 

오늘의 이동경로

한성대입구역(4호선) - 동대문역 환승(1호선) - 회기역 환승(경의중앙선) - 용문역 하차 - 지평역까지 도보(지평향교길)

 

전철정보

회기역 ~ 지평간 전철시간(하행) :  회기역 출발시간 - 06:35, 09:05, 12:53, 16:36, 18:18, 20:30(평일기준 1일 6회)

지평역 ~ 회기역 전철시간(상행) :  지평역 출발시간 - 08:10, 10:37, 14:41, 18:07, 19:56, 22:02(평일기준 1일 6회)

 

 

이런 객차는 처음이다. "독서바람열차"

 

 

 

객차바닥과 벽면을 그림으로 장식했다.

 

 

 

책꽃이도 마련되어 심심치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듯

 

 

 

휑한 용문역앞. 지난주 용문5일장을 찾았을때는 이 길이 온통 장마당이었는데....

 

 

 

지평역을 향해 도로변을 따라 구획선만 그려놓은 길을 따라 걷는다.

 

 

 

지평메주가 유명한것으로 알고있는데 재래식으로 되장을 담궈 익히는 촌락이 유채꽃 너머 보인다.

 

 

 

양평군 용문면과 지평면을 가르는 "그릇고개" 정상

 

 

 

지평향교길임을 알리는 이정표. 용문역에서 약 2.5키로마터쯤 걸은것 같다.

 

 

 

산허리를 깍아 전원주택지 조성과 건축이 곳곳에서 진행중이다.

 

 

 

양봉농가도 볼 수 있었다.

 

 

 

모양이 같은 전원주택이 많이 지어지고 있다.

 

 

 

산책로옆 묘지에 핀 작은꽃인데 모양은 붓꽃같은데 크기가 매우 작다. 이런 붓꽃도 존재하는지....

 

 

 

듬성듬성 전원주택이 들어서고 있으나 지평은 아직 시골모습 그대로다.

 

 

 

늦은 산벚꽃이 황량한 들판에 그림을 만들어준다.

 

 

 

지평역도 현대식으로 멋지게 들어섯다.

 

 

 

지평역사 우측 바로옆에 조성된 6.25참전 프랑스용사 기념공원

 

 

 

지평시가지는 옛모습 그대로다.

 

 

 

지평5일장 입구인데 장이 열리지 않았다.

 

 

 

여기에 보이는 가게가 전부다. 찾는이가 없으니 파는이도 하나둘 사라졌다고 한다. 장날인데도 봄나물 한웅큼 놓고 졸고계시는 할머니가 안스럽다.

 

 

 

장에서 유일하게 성업중인 뻥튀기 할아버지사장님. 바빠서 식사를 시켜놓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신단다.

 

 

 

생막걸리로 유명한 지평주조장이다. 전면 보수중이다.

 

 

 

 

14시 41분 전철로 귀경하기위해 지평역에 도착했다.

 

 

 

2층 플랫폼 연결통로에서 본 원주방향 지평역사 모습

 

 

 

14시 41분에 출발하는 문산행 열차가 플랫폼에 대기하고 있다.

 

 

 

자전거 하이킹족을 배려한 전동차 실내. 한쪽은 온통 하이킹족을 위한 의자와 거치대를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