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산책
이제 진정한 자유인이랄까...
2모작 인생을 언제 접어야 할지 많은 망설임의 시간과 시기를 저울질해왔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내가 차지하고 있는 일자리 하나라도 물려주면 절실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겠지.
그래 이참에 던지고 내 인생을 살아야지...
서둘러 결정을 내린 이유가 있다.
노욕을 버리지 못해 추한 꼴로 등떠밀려 밀려나가는 선배를 보며 내 머리 위에 번개가 내려앉음을 느꼈다.
노욕을 부리다 그간 쌓아온 명성을 지키지도 못한채 사라져 가는 정치인들과 직장의 선배들을 많이 봐 왔기에 이번 선배의 일이 남일 같지 않았기 때문다.
아직 그 선배에 비하면 한참을 더 일해도 될 나이지만 절실한 누군가에게 일자리 하나 양보하기위함에 의미를 부여하니 발걸음은 더욱 가볍다.
이미 일을 줄이고 매주 하루 이틀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발길 닿는대로 산책하며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시작한 지 2년이 가까워온다.
산책의 동반자인 가벼운 카메라에 간단한 간식과 물 한병이면 하루가 행복하다.
발걸음을 옮기며 카메라를 꺼내기가 번거로워 폰카로 담을 때마다 족적을 기록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미루어왔다.
이제는 일상이 길위다.
홀로 길을 걸으며 길 위에서 만나는 나는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었다.
길 위에서 만난 진정한 자유인인 나를 기록하는데 사진의 품질이 과연 중요할까?
사진은 사진일 뿐이니 도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요한 건 길 위에서 만나는 행복한 나를 기록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오늘부터 길 위에서 만난 행복한 나를 기록하는 "폰카 산책"이라는 카테고리를 하나 추가했다.
때론 길 위에서 간식을 먹으며 폰으로 즉석 포스팅도 이루어지겠지....
오늘 첫 번째 포스팅은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성북동 산책에 나섰다.
집에서 북악 스카이웨이 산책로 하늘다리까지는 2키로 남짓한 위치에 있다.
성북동 돌문화박물관과 정법사, 길상사, 성북동 외교관 저택골목을 돌아 삼선교 스타벅스에서 따끈하고 달달한 커피 한잔의 행복으로 오늘의 산책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