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travel/Italy

[해외여행] 늦깍이 서유럽기행 #34 이탈리아 / 마사 / 카라라 대리석 이야기

수지인 2017. 7. 3. 01:00



5월 23일 (화요일)

Massa 호텔(Hotel Daisy) - 남프랑스 니스(Nice) - 모나코(Monaco) - 해안도로 - 사보나 호텔(IDEA HOTEL SAVONA)






어제 호텔로 오는 버스에서 차창으로 본 설산처럼 하얀 대리석 산이 있는 카라라.

카라라 바로 옆 동네 마사(Massa)라는 지역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식사를 뒤로 미룬 채 룸에 가방만 던져두고 호텔에서 멀지않은 해변으로 나갔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하얀 대리석 산을 보기 위해서다.

오늘의 이탈리아가 세계인을 끌어 모으는 관광 대국이 된 것은 조상 잘 둔 덕도 있겠지만 양질의 대리석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무거운 돌로 집을 짓고 조각을 했으니 불에 타지도 않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썩지 않고 운반이 가능한 조각 작품을 제외하고 침탈해 갈 수도 없었기 때문에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게다가 대리석은 채굴 초기에는 물러서 톱으로 잘리고 칼과 끌로 파낼 수 있어서 정교한 조각이 가능했다.

필자가 카라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연세대 김상근교수의 인문학 강의를 듣고 나서 부터다. 미켈란젤로가 직접 체류하며 조각용 돌을 골랐던 대리석 산이 무척 궁금했었는데 보게 되다니……. 뜻밖의 횡재를 한 것이다.



미술대사전(용어편)에는 대리석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대리석(marble, marbre, Marmor)

결정질의 석회암을 말함. 결정이 작고 혼합물이 없는 백색의 것을 양질이라 하나 혼입된 금속 성분의 종류와 양에 따라 적, 황, 회색에서 흑, 녹 등의 색채를 나타낸다. 조각도로 쪼고 닦으면 따뜻한 광택을 내기 때문에 조각, 건축, 장식의 소재로 널리 쓰인다. 고대 그리스 ∙ 로마에서는 건축 및 조각재료로서 가장 애호하였다. 동 지중해 지방에서 양질의 대리석이 산출되었음. 그중에서도 에게 해 파로스 섬에서 나오는 순백의 반투명하고 빛나는 대리석은 고전고대의 조각재로써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테네 근교 펜텔리콘(Pentelikon) 및 히메토스(Hymettos)산의 대리석은 녹 혹은 회색의 줄 무늬가 있고 결정이 작으며 내구성이 뛰어나 조각 ∙ 건축소재로 널리 쓰인다. 소아시아의 키지코스(Kyzikos)에서 생산되는 대리석은 3세기 이후 특히 유스티니아누스 대제 시대에 건축재로 많이 쓰였다. 이탈리아에는 로마 공화정말기부터 백색 또는 푸른 빛을 띤 카라라(Carrara)산 대리석이 대규모로 채굴되어 로마 도시의 광대한 수요를 충족했다.

중국의 대리석은 윈난성 서부 대리지방을 원산지로 하는데 ‘대리석’이라는 호칭도 그 지역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화학성분은 마블(marble)과 다름없으나 검은 점이 있어 판자상태로 끊으면 구름과 산의 형체가 나타나므로 서재 장식과 가구에 끼우는 판 등으로 널리 쓰인다. 청말 완원(阮元)의 저서『대리석지』가 있다. 허베이성 정현의 백옥은 순백의 마블로서 예로부터 조각과 공예재료, 또는 건축용 석재로 사용됨.




↓↓차창으로 처음 대면한 카라라의 대리석 산.

최소한 2천년을 파냈는데도 아직 산 그대로다. 이탈리아에 양질의 대리석을 얻을 수 있는 산은 여기 말고도 몇군데 더 있다.




미켈란젤로를 두고 신과 같은 존재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그리고 평생 자신의 곁에 두고 싶어 했던 교황 율리오 2세는 신축될 대성당의 중앙부에 자신이 안장될 거대한 대리석 영묘를 세우려고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에게 설계를 맡겼다. 미켈란젤로는 영묘를 장식할 조각상 제작에 필요한 대리석을 고르기 위해 직접 카라라에서 6개월을 머물렀다. 하지만 당시 대성당 건축 수석 책임자였던 브라만테의 농간으로 교황은 영묘에서 관심을 돌려 시스티나 경당의 천장화를 그리라고 명령하는 바람에 영묘 건설은 흐지부지되었고 애써 구해온 대리석은 대성당 건축 자재로 쓰이게 되었다. 이 사건으로 화가 난 미켈란젤로는 말도 없이 로마를 떠나 피렌체로 돌아가 버렸다.



↓↓산 아래 마을에는 채굴된 대리석을 선별 가공하여 세계 각지로 보내는 작업을 위한 돌공장이 가득하다.

여기는 돌 파먹고 사는 동네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카라라 Carrara


마사의 바로 북서쪽, 라스페치아의 동쪽, 알피아푸아네 산기슭을 흐르는 카리오네 강 유역에 있다. 1428년 말라스피나 가문의 지배를 받으면서 마사와 더불어 마사카라라 공국(1568)과 마사카라라 공작령(1633)이 되었다. 피사 양식의 12~14세기 대성당과 옛 공작 궁전에 있는 미술 아카데미 등이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시 부근에서는 카라라라고 하는 세계에서 품질이 가장 뛰어난 대리석이 채석되는데, 미켈란젤로에서 헨리 무어에 이르기까지 많은 조각가들이 이 대리석을 사용했다. 남서쪽으로 바로 인접해 있는 마리나디카라라는 리구리아 해의 해변 휴양지이며, 대리석을 취급하는 항구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다. 인구 68,528(1990).








마사 Massa


카라라와 라스페치아 정남동쪽으로 리구리아 해안 근처에 있는 아푸안알프스 산맥 기슭의 프리지도 계곡에 위치한다. 9세기에 알려진 이곳은 본래 루니의 주교들이 소유하고 있다가 끊임없는 소유권 양도를 거쳐 1421년에 말라스피나가에게 넘어갔다. 1568년에 마사카라라 공국(1633년부터 공작령이 됨)의 중심지가 되었다. 주요건축물로는 15~16세기의 성채, 17세기에 지어진 공작의 대저택, 15세기의 대성당 등이 있다. 카라라와 함께 대리석 가공과 수출로 유명하며, 사무용 가구도 생산한다. 인구 66,872(1987).




↓↓호텔에 도착 가방만 던져두고 대리석산을 장애물 없이 조망할 요량으로 해변으로 나갔으나 해는 이미 지고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어 있다.








↓↓다음날 아침 해변으로 다시 나왔다. 병풍처럼 두른 대리석산 에서 태양이 떠오를 참인지 여명이 붉게 물들어 있다.

산이 높아 결국 일출은 보지 못하고 호텔로 돌아와야 했다.








이탈리아 대리석 산지와 산지별 색조와 특징을조사해 보았다.

이처럼 많은 곳에서 당양한 색의 대리석이 있기 때문에 대리석을 이용한 모자이크도 가능하고 프레스코화 그리는데 쓰는 색채 재료로도 사용이 가능했던 것이다.


NEMBRO ROSATO산 - 조직은 중립적이며 색조는 담적색
PERLINO산 - 조직은 중립적이며 색조는 아이보리
BIANCO CARARA산 - 조직은 중립적이며 색조는 흰색에 얇은 구름빛
BOTTICINO산 - 조직은 피밀하며 색조는 아이보리
TRAVERTINO ROMANO산 - 조직은 세밀하며 색조는 베이지색이고 다공질
TRAVERINO ROMANO CHIARO산 - 조직은 세밀하며 색조는 아이보리색이고 다공질
SERPEIANTE CRASSIDO산 - 조직은 세밀하며 색조는 베이지색
ONDAGATA LIGHT산 - 조직은 세밀하며 색조는 아이보리색
TRAVERTINO NOISETTE산 - 조직은 세밀하며 색조는 담갈색이고 다공질
REGIAN DEIBIANCHI산 - 조직은 중립적이며 색조는 난백색







↓↓좌우가 모두 끝도 없이 펼쳐진 백사장이다. 구글지도로 확인해 보니 카라라 해변에서 마사, 피사, 리보르노까지 계속되는 60키로미터가 모두 백사장이고 해수욕장이다. 피사를 지척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아픔도 있다.









↓↓바다로 나가는 이런 구조물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그냥 바다 조망을 위하 산책로 겸 낙시인을 위한 시설 정도로 해두자.




↓↓길이가 200미터는 족히 돼 보이는 바다 산책로 끝자락에 작은 원형 광장이 있는데, 광장에 세워진 청동 조각 작품이다.





↓↓호텔 옆 수로변 인도에 우리나라에 오면 최고급품으로 인정받을만한 대리석이 보도블럭으로 쓰였다.




↓↓도로변 분리대 화단에 핀 야생화




↓↓호텔이 위치한 곳은 마사의 해변가 고급주택지역에 위치해 있다.

호텔옆 해안도로에 아침 출근 차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호텔 옆 수로에 있는 카페다. 이른 아침이엇 아직 영업 전이다.




↓↓호텔 옆 도로변의 대리석 조각상



↓↓여기도 애완견 배설물 문제로 불편을 겪는 듯. 누군가 만들어 붙인 협조문이 재미있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다.  외양은 허술해 보이지만 실내는 깨끗한 편이고 식사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늘 관광을 위해 시내를 빠져나가는 내내 도로변에 보이는건 돌공장 뿐이다. 돌 파먹고 사는 동네 안녕~






참고자료

Daum사전

[네이버 지식백과] 대리석 [marble, marbre, Marmor] (미술대사전(용어편), 1998., 한국사전연구사)

정민기업 인터넷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