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travel/Vatican City

[해외여행] 늦깍이 서유럽기행 #3 이탈리아/로마/바티칸박물관<1>

수지인 2017. 6. 2. 01:00

 


 5월 19일 (금요일)

 바티칸시국(바티칸박물관-시스티나성당-성베드로성당)-중식-번츠투어(트레비분수-스페인광장-판테온신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로마시청광장, 청사-포로로마노-진실의 입-대전차경기장-콜로세움)-호텔(석식)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볼거리를 눈앞에 두고 어쩐지 가슴이 설레다 못해 떨린다.

여행을 위해 지금까지 공부했던 내용들은 모두 사라지고 머릿속이 하얗게 된 느낌이다.

왜 그러지 않겠는가?

우리가 신앞에서 어떤 느낌일까를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신에 근접한 사람들의 작품을 보러 가는데 평정심일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바티칸박물관에는 조각 작품만도 7만점에 이른다고 한다.

1분에 1점씩 감상한다 해도 잠을 자지 않고 꼬박 이틀을 넘게 봐야하는 숫자다.

가이드 안젤로선생 말처럼 그 많은 돌멩이를 모두 볼 수 없다면 핵심만 파악하면 된다.

이탈리아 유적은 돌로 이루어졌다. 그것도 밀가루처럼 무른 대리석이다.

우리나라와 이 나라의 다른 점이 있다면 대리석을 갔었느냐 못 가졌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우리나라는 단단한 화강암이어서 정과 망치로 다듬어야하는 반면 이탈리아의 대리석은 물러서 톱으로 잘리고 칼로 깎이며, 송곳으로 파인다. 그래서 마치 밀가루 반죽을 주무르듯 정교한 조각이 가능했다.


지금까지 유럽지역을 여행하면서 성당 건축기간이 200년 이상 걸렸다는 말을 듣고 놀라곤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렇게 오랜 기간이 소요된 이유는 규모의 크기와 별개로 건축자재인 대리석이 단단해지기를 기다리는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콘크리트건물을 지을 때 한 층을 올리기 위해서는 양생기간이 필요한 것처럼 대리석도 일정기간 공기에 노출시켜야 단단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아무리 귀한 조각 작품도 유리관에 넣지 않고 경계줄 하나로 방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오늘 안젤로선생으로 부터 새롭게 배운 조각 작품 구별법에 대해 정리해 본다.

첫째, 조각상은 크게 신과 인간 2종류로 구분된다. 콧날의 시작점을 보면 구분이 가능하다고 한다. 신은 이마에서부터 콧날이 시작되는 반면 인간은 눈과 눈 사이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이마와 콧등사이가 움푹 들어가 있다.

둘째, 인간조각상의 경우 수염의 유무로 신분을 구분한다. 수염이 있으면 학자이고, 없으면 일반 귀족으로 보면 된다. 평민은 조각상을 만들 수 없었던 시절이니 당연히 평민은 아니다.

셋째, 신조각상의 경우 손에 무엇이 들려져있는가에 따라 무슨 신인지 구별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악기를 들고 있으면 예술과 학문의 신 ‘뮤즈(Muse)’이고, 무기를 들고 있으면 전쟁의 신이다.





 ↓↓버스에서 내려 박물관 담을 끼고 돌아 박물관앞에 도착한 시간이 8시가 조금 안되어서였다. 서두룬 탓에 아직 줄을 서지않아 앞자리에 자리할 수 있었다.


↓↓순식간에 골목길은 박물관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로 가득 메운다. 우리팀 바로 뒤에도 한국팀인데 박물관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있는 모습이 마치 견학온 학생들과 선생님같다. 담장과 차도사이 인도에 철재경계가 설치되어있는데 왼쪽은 비 예약자 오른쪽은 예약자 줄이다.  


↓↓박물관 입구에 이르기 전에 2017년도 바티칸박물관과 시스티나예배당 개관과 휴관일 그리고 무료입장(매월 마지막 일요일) 일정표 간판이 설치되어 있다.


↓↓바티칸박물관 정문. 테러에 대비해 무장군인이 지키고있다.


↓↓9시에 개장하는데 예약자 먼저 입장하고 우리는 9시가 조금 넘어 입장했다. 입장권을 사는 홀인데 지하 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이어폰을 무료도 나누어준다.


↓↓입장권이다. 가격은 16유로.


↓↓먼저 솔방울정원으로 이동해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예배당 천장화 <천지창조>와 벽화 <최후의 심판>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실제로 두 그림이 있는 방에 들어가면 말도 못할뿐더러 말을 할 수 있다하더라도 인파로 가득차 설명이 불가능하다.


↓↓솔방울정원의 대표적인 사진은 솔방울이 들어간 사진인데 건물 보수공사로 볼품이 없다.

거대한 솔방울은 높이가 약 4m에 육박한다. 중세 때 바티칸 대성당 앞에 있었는데 1608년에 이곳으로 옮겨 왔다. 보수공사로 가려져 보이지않지만 솔방울 위 둥근 돔 형태의 내부 벽감은 판테온을 모방한 것이다. 이 솔방울 장식 아래 기단은 3세기의 것으로 운동 선수의 모습이 새겨 있다. 양옆에는 2세기경의 공작새는 복제품이다. 원본은 정원 맞은편의 브라초 누오보에 있다. 하지만 개방하지 않는다. 이 솔방울 조각 양옆의 계단은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것으로 중세 건물의 보편적인 양식이다. 바로 앞 분수 옆에 사자상이 있는데 기원전 4세기 이집트의 작품이다.



↓↓아르날도 포모도로의 〈천체 안의 천체(Sfera con Sfera)〉. 1990년대의 작품


↓↓솔방울정원. 정면 8개의 기둥으로 바치고있는 건물이 브라초 누오보 건물이다.



↓↓ 이제 본격적으로 박물관 견학을 시작한다.

먼저 조각품들의 복도 키아라몬티 전시관 ( Museo Chiaramonti )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이 복도는 브라만테가 만든 복도이며 이곳에는 의외로 기원전의 작품에서 기원후 1, 2세기에 걸친 오래된 작품들이 많다.
예상은 했지만 조각 작품이 수없이 많다. 눈에 들어오는 작품들만 주섬주섬 담기에도 벅차다.




↓↓키아라몬티 전시관에 있는 여러 조각 작품들은 전부 ‘진품’이다. 이 전시관의 작은 조각품 하나도, 실제 다른 박물관에 가면 최고의 대접을 받을 작품이 많다. 그러나 이곳에는 워낙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서 안타깝게도 대개의 작품들은 작은 명찰 하나만을 달고 구석에 전시되어 있다. 이곳 구석의 조각물 5개만 있으면 한국에서 큰 미술관을 만들고도 남는다는 말은 거짓이 아닐 수도 있겠다.






↓↓복도의 천정과 벽도 화려하다.








↓↓키아라몬티 전시관의 조각품들
















↓↓아래에 놓인 것은 석관묘다. 바티칸 박물관에는 이런 석관묘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많은 침략에도 이런 석관묘들은 운반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벨베데레 궁전 뜰(Cortile Ottagonale) 에 위치한  ‘라오콘’

이 뜰은 1772년 클레멘트 9세 때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 뜰에는 각종의 조각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조각물인 ‘페르세오’와 벨베데레의 ‘아폴로’ 상이 유명하다.



↓↓벨베데레의 아폴로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오 상






 다음은 헬레니즘 시대의 조각품 원작 을 전시한 피오클레멘티노 전시관 으로 향한다.

피오클레멘티노 전시관은 교황인 클레멘트 14세(1769~1774)와 피오 6세(1775~1799)가 만든 전시관이다. 그리스 시대의 작품부터 로마를 거쳐 1800년대까지의 다양한 조각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 전시된 조각물들은 헬레니즘 시대의 원작들이다.

제1전시관은 동물의 방, 제2존시관은 뮤즈의 방, 제3전시관은 원형의 방, 제4전시관은 그리스 십자가의 방이다. 













미켈란젤로가 가장 좋아했다는 ‘토르소’
이 작품은 문헌 연구 결과 기원전 1세기경 아테네의 조각가인 아폴로니오의 작품이다. 이 작품을 기초로 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수많은 조각가들과 신고전주의 조각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발전시켰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기본 모델이기도 하며 미켈란젤로의 수많은 조각의 기본 모델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자살하기 직전 수많은 고뇌와 생각에 잠긴 그리스의 영웅 아이아스의 모습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미술 용어인 ‘토르소’가 나왔으며 많은 작가들이 순수한 인체의 미를 상징하는 방법으로 목, 팔, 다리가 없는 토르소를 새로운 경향으로 창조한 원작품이다.









제3전시관 - 원형의 방

뮤즈의 방을 지나 또 다른 방으로 들어가면 홀 중앙에 아주 큰 세숫대야 모양의 붉은 조각품(욕조라는 말이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물 받침대였을 것으로 추정)이 있다. 이 작품은 1700년대에 네로의 황금 궁전 터에서 옮겨 왔다. 이 방이 유명한 이유는 판테온에서 영향을 받아 1780년대 올린 천장의 돔 때문이다. 이 돔의 크기는 21.60m다. 이 방의 좌우에는 주피터, 안토니우스, 하드리아누스 황제, 헤라, 주노의 상들이 있다. 그러나 볼 만한 것은 2세기 경에 만든 금박의 헤라클레스 상이다. 이 작품은 폼페이우스 극장에서 가져온 것이다. 또 바닥에는 오밀조밀한 모자이크가 있는데 그 내용은 그리스 신화에 바탕을 둔 전쟁의 모습이다. 이 모자이크는 3세기의 작품으로 아주 멀리 움브리아 주의 한 온천 바닥에서 뜯어 왔다.







↓↓클라우디우스 황제 상

50년경에 제작한 것으로 제우스 신을 모방했다. 오른손은 제우스 신에게 술을 바치는 모습을 나타낸다. 독수리는 제우스 신의 동물로 로마의 상징이기도 하다.




↓↓헤라클레스상

헤라클레스는 항상 몽둥이와 사자 가죽, 황금 사과를 들고 있다. 이 작품은 청동 도금이 된 작품으로 폼페이우스 극장 근처에서 가져왔다.



제4전시관 - 그리스 십자가의 방

피오클레멘티노관의 마지막 방이다. 이 방은 그리스 십자가 모양으로 디자인 되고 1780년에 완공되었다. 바닥에 있는 모자이크가 특징적인데 이 모자이크는 3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며 투스콜라나 지역에서 가져왔다. 이 방에는 두 개의 붉은 화강암으로 만든 석관이 있다. 왼쪽의 석관은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인 헬레나(4세기)의 것으로 무덤에서 직접 가져온 것이다. 오른쪽의 석관은 콘스탄티누스의 딸인 콘스탄티나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