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travel/Turkey

[후딱 댕겨온 터키여행 #19] 고대도시 <히에라폴리스>

수지인 2016. 1. 6. 06:00

 

 

 

히에라폴리스(Hierapolis)

  히에라폴리스는 페르가몬왕조(기원전 282-기원전 133)로부터 로마제국으로 이어지는 유적이다. 
  기원전 190년 무렵 페르가몬왕국의 에우메네스2세(Eumenes II)가 세웠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 발굴된 비문은 그보다 오래된 기원전 2~3세기 셀레우코스왕조 무렵에 이미 도시가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서기 6세기 무렵 비잔틴의 스테파노스가 편찬한 지리학 사전에는 이곳에 신전이 많았기 때문에 '성스러운 도시'라는 의미의 히에라폴리스라고 불렀다고 적었지만, 일반적으로는 페르가몬왕국의 시조인 텔레포스(Telephos)의 부인 히에로(Hiero) 혹은 히에라(Hiera)에서 따온 것이라고 알고 한다.

 

  이 곳에는 아폴론, 하데스, 키벨레와 포세이돈 그리고 아폴론의 어머니 레토와 같은 소아시아 태생의 신들을 모시는 신전이 많았는데, 아마도 온천과 함께 지하로부터 올라오는 유독가스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페르가몬왕조가 로마의 속주로 편입된 이후, 기원전 17년과 기원후 60년에 큰 지진으로 파괴되었는데 네로황제의 지원으로 복구하였다. 비잔틴제국 시절까지 번영을 누려오던 이곳은 아랍과 투르크의 공격을 받으면서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12세기 무렵 이곳을 점령한 셀주크 투르크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을 이웃에 있는 데니즐리로 강제이주시켰고, 1334년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여 도시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도시는 폐허가 되고 말았다.[자료 출처 : 메디칼타임즈 '양기화의 '아내와 함께 가는 해외여행Ⅱ']

 

 

 

전편에 포스팅한 목화의 성 <파묵칼레> 위 언덕에 히에라폴리스의 유역이 흩어져 있다.
파묵칼레를 맨발로 걷는 것으로 족욕을 대신하고 숨이 턱에 차도록 히에라폴리스로 발길을 옮겼지만 그곳에서는 외국인 몇명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사람들은 한명도 만나볼 수 없었다. 아마도 긴 여행에 지쳐 파묵칼레 욕조의 온천수에서 쉽게 발을 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고대도시 히에라폴리스를 감싸고 있던 성벽은 거의 무너지고 군데군데 형체만 남아있다.

 

 

 

히에라폴리스는 생각보다 넓게 흩어져 있었다.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네크로폴리스[사자(死者)의 도시]까지 정신없이 걸어가는데도 거의 10분 이상 걸렸던 것 같다.
1,200여기의 석관이 흩어져 있다는 사자의 도시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다. 웬지 유령들이 어슬렁거릴 것처럼 황량함에 질렸기 때문이다.

 

흩어져있는 히에라폴리스의 유적을 돌아보기 위하여 숨이 턱에 차게 돌았다.
북쪽 끝 사자의 도시 입구에서 길을 되집어 목욕탕, 도미티아누스황제가 세워다는 프론티누스 문을 지나 아고라를 가로 지른 다음에 대극장으로
이어지는 오솔길로 들어섰다. 히에라폴리스의 옛 건물들은 모두 무너져 내렸지만, 그래도 말짱하게 남아 있는 원형극장이나 기둥들을 보면 그때의
대단했을 풍경들이 그려지는 것 같다.

 

 

 

 

 

 

 

멀리서 바라본 원형극장 전경

 

 

도시는 무너졌지만 고대도시의 물길과 사람이 다니는 길은 그 형체가 뚜렷이 남았다.

 

 

 

 

 

원형극장 우측면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복원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입구를 막아놓았다.

 

 

 

원형극장은 히에라폴리스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원형극장 객석 맨 위에서 본 원향극장과 히에라폴리스 전경.

 

대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엄청난 지진에도 살아남았다는 대극장은 너무 멋있었다.
대극장은 셉티무스 세베루스 황제 때 세운 것으로 로마시대의 원형극장들 가운데 아펜도스에 있는 것 다음으로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지금도 연극공연이나 음악회가 열린다고 한다.

여덟 개의 계단으로 50줄의 객석이 나뉘어져 있어 모두 12,000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다.
객석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지만, 마이크도 스피커도 없던 그 옛날처럼 지금도 무대에서 배우들이 주고받는 대사가 객석 맨 끝까지 똑똑하게 들린다고 한다.

 

 

 

 

 

 

 

 

2015.12.19.

터키 데니즐리 <히에라폴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