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북정마을 #1
우리 아파트 발코니에서 우측으로 내려다 보이는 구비진 서울 성곽 아래 옹기종기 모여앉은 북정마을
우리 동네도 재개발 전에는 서울에서 유명한 달동네였다고 한다. 집에서 내려다 보일 정도이니 얼마나 높은지 가늠이 된다.
남산과 같은 높이에 산다고 보면 될까? 어쨋든 전망은 좋다.
북악산 능선을 타고 동으로 내려오다 낙산으로 가지쳐나간 능선 음지 비탈에 자리한 산동네다.
북정마을에서 북으로 고개를 돌리면 양지바른 비탈에는 각국 대사관저와 저택들이 듬성듬성 터를 잡은 부자동네 성북동이다.
마치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래 구룡마을과 같은 형국이다.
성북 03번 마을버스를 타고 숨가쁜 비탈길을 올라 종점에 내리면 북정미술관과 노인정 작은 막걸리카페 등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
소방도로가 개설되기 전에는 걸어서 올라야 했던 달동네.
단숨에 오리기엔 숨이 목까지 차오르는 비탈진 골목길.
좁은 골목마다, 작은 공터마다 작은 텃밭을 일구며 사람사는 냄내를 풍기는 정겨운 동네가 재개발 문제로 많이 시끄러운 듯 하다.
마을 바로 옆에 서울 성곽이 있어 재개발도 쉽지 않을듯 하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재개발은 해야할 동네로 보여진다.
북정마을은 왜 북정마을일까?
시인겸 여행작가 일만님의 블로그 '일만의 문학서재'에 의하면
조선시대에 궁중에 바치는 메주 쑤는 권리는 지금의 청운동 창의문(彰義門, 일명 紫霞門) 밖에 사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졌는데, 조선 영조 44년부터는 북정 마을 사람들에게도 그 권한의 일부가 주어졌다고 한다.
그 후 온 마을에 콩을 삶는 소리가 '보글보글' 들렸고 분주히 움직이는 마을 사람들이 '북적북적' 댔다.
하여 그 소리를 본 따 이 마을 이름을 '북적마을' 이라 하다가 우리말 음편(音便) 현상에 따라 '북정마을' 이 되었다니 북정마을은 순 우리말 이름이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집에서 도보로 30여분만에 타임머신을 타고 60년대로 훌쩍 시간여행을 떠나본다.
그 첫번째로 북정마을 미술관부터 들러 본다.
>>북정마을로 오르는 일방통행 비탈길. 작은 미니 마을버스도 숨에 부치듯 오른다.
>>정상 마을버스 종점에 오르면 이백여미터의 평탄한 능선길이 나타나는데 아이들의 놀이터 겸 마울 문화의 광장이다.
>>마을 주민들이 막걸리까페에 모여 난로에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윳놀이하는 모습에서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듯 하다.
>>사진을 한장 찍고싶어 망설임끝에 어렵게 운을 뗏더니 얼마든 찍으라고 흔쾌히 허락해 주신다.
가난이 불편하지만 마음은 아기처럼 평화로운 이들을 누가 불행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잘 구워진 고구마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차마 하나 얻어먹을 용기는 나지 않았지만 운을 뗏다면 얼마든 주실 분들이다.
>>그림타일로 예브게 단장한 공중화장실과 노인정
>>동쪽 성곽방향으로 바라본 풍경. 좌측 언덕에 높게 보이는 건물이 우리동네다.
>>동북쪽으로 보이는 성북동 부자 동네.
>>북정미술관에는 북정마을 옛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재개발 문제로 갈등이 심한듯 하다.
2014.03.08.
성북동 북정마을